설상가상(雪上加霜)은 흰 눈 위에다 다시 흰 서리를 더한다는 뜻으로, 본래는 ‘쓸데없는 참견이나 중복’이라는 비유로 쓰였으나, 차츰 뜻이 확산되어 ‘계속해서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나는 경우’, 흔히 말하는 ‘엎친 데 덮친 격’과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
설상가상은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이나 벽암록(碧岩錄)등 불서(佛書)에 자주 사용되었다. 그 일화를 들어보자.
마조(馬祖) 도일선사(道一禪師)의 법사 중에 대양화상(大陽和尙)이 있었다. 어느날 이(伊)선사가 인사하러 오니, 대양선사가 말하길, “그대는 앞만 볼 줄 알고 뒤를 돌아볼 줄은 모르는군”하였다. 그러자 이선사가 대답하길, “눈 위에 다시 서리를 더하는 말씀입니다”라고 하였다. 이에 대양선사가 “피차 편치 못하군”하였다고 한다. 즉 이선사는 쓸데없는 참견이라는 의미로 ‘설상가상’을 사용하고 있다. 한편, ‘벽암록(碧岩錄)’ 제28칙에도 백장 스님이 남전 스님에게 “내가 너에게 지나치게 말을 많이 했구나”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 대하여 벽암록의 저자는 “눈 위에 서리를 더한 격이다. 용두사미로 무엇을 하려는가?”하고 평가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