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어는 인도차이나반도에 속한 8,000만에 이르는 베트남인들이 사용하는 언어이다. 여기서 베트남인이란 넓은 의미로는 전체 민족을 구성하고 있는 54개 종족을 지칭하며, 좁은 의미로는 그중 다수족으로 87% 이상에 이르는 낑(kinh:京)족을 일컫는다. 물론 낑족을 제외한 소수민족들도 자신들의 고유한 언어를 가지고 있지만 생존차원에서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대성과 국가의 공용어인 점 때문에 베트남어는 모든 베트남 사림들이 통용하는 언어인 것이다.
지리적으로 중국과 국경을 같이 했던 관계로 베트남은 우리와 같이 중국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았고, 이러한 특징은 양국의 언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것은 역사에서 양국이 공히 말은 존재하면서도 문자가 없었던 까닭에 오랫동안 한자를 사용했던 점과 독립적인 문자를 소유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한자를 차용하여 각각 이두와 쯔 놈(chữ nôm:宁字 喃)을 만들었다고 하는 점, 15세기와 17세기에 창조되어 오늘날 통용하고 있는 한글과 베트남어의 명사 중에 각각 80%와 60%가 중국의 한자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겠다.
베트남어는 포루투칼 제수잇선교부 소속으로 1624년에서 1645년까지 오랫동안 베트남의 남북에서 복음사역을 담당했던 프랑스인 알렉산드르 드 로드(Alexandre de Rhodes) 신부에 의해서 과거 베트남선교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던 여러 신부들의 자료들을 토대로 하여 1651년 로마에서 베트남어, 포루투칼어, 라틴어의 대역사전과 라틴어, 베트남어의 대역으로 된 교리문답이 나오면서부터였다.
그러나 베트남어는 베트남인들의 한문숭배사상에 밀려 오랫동안 경시되어 오다가 프랑스의 베트남 식민화 완성 이후 프랑스 식민당국이 그동안 존속되어오던 베트남의 과거시험을 폐지(북부:1915, 중부: 1919)하고 베트남어를 학교와 공문서에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조치를 발표(1882)하는데 이어, 학교에서 베트남어를 부과목으로 가르치도록 허용함(1896)으로써 국민 속에 널리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현재 동남아시아에 분포하고 있는 언어 계통은 크게 중국-티벳어족(Sino-Tibetan), 오스트로-아시아어족(Austro-Asiatic), 따이-까다이어족(Tai-Kadai), 먀오-야오어족(Miao-Yao), 오스트로네시아어족(Austronesian) 등 5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베트남 54개 종족이 사용하고 있는 각각의 언어 중, 오늘날 낑족이 사용하는 베트남어는 오스트로-아시아어족의 몬-크메르어파(Mon-Khmer)인 비엣-므엉어계(Viet-Muong)에 속한다.
고립어(Isolating language)로서의 베트남어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특징을 갖는다. 첫째, 베트남어 알파벳은 29자로, 영어 알파벳의 ‘F, J, W, Z’가 없는 대신에 ‘Ă, Â, Ð, Ê, Ô, Ư’가 추가되었다. 이는 12개의 단모음(A, Ă, Â, E, Ê, I(Y), O, Ô, Ơ, U, Ư)과 17개의 단자음(B, C, D, G, H, K, L, M, N, P, Q, R, S, T, V, X, Ð)으로 구성되었다. 이 외에도 모음이 결합한 ‘IÊ, UÔ, ƯƠ’형태와 ‘IÊU, YÊU, UÂY, UÔI, UYA, UYU, OAI, OAY, OEO, OAO, ƯƠI, ƯƠU, UYÊ’형태의 이중 및 삼중모음, 그리고 자음이 결합한 ‘CH, GH, KH, NG, NGH, NH, PH, TH, TR’형태의 9개 복자음이 있다.
【표 3-1】베트남어 알파벳
대
문자 |
A |
Ă |
 |
B |
C |
D |
Ð |
E |
Ê |
G |
H |
I |
K |
L |
M |
N |
O |
Ô |
Ơ |
P |
Q |
R |
S |
T |
U |
Ư |
V |
X |
Y |
소문자 |
a |
ă |
â |
b |
c |
d |
đ |
e |
ê |
g |
h |
i |
k |
l |
m |
n |
o |
ô |
ơ |
p |
q |
r |
s |
t |
u |
ư |
v |
x |
y |
둘째, 베트남어는 한 음절이 한 형태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하나의 음이 한 단어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자립형태소는 그 수량이 106개 정도로 많지 않으나 100여개 정도는 자주 쓰인다. 베트남어에서 형태소를 이루는 음절은 그 수가 약 4만개쯤 된다고 하며, 이 음절은 ‘모음’, ‘모음+자음’, ‘자음+모음’, ‘자음+모음+자음’형태로 나타난다.
셋째, 베트남어의 단어형태는 변화지 않는다. 즉 격, 수, 인칭, 성, 시제와 같은 문법적인 특징에 의해서 변하는 어미가 없다는 것이다.
넷째, 베트남어는 성조어이다. 이 때문에 베트남어를 배우는 외국인에게 베트남어는 어렵다고 말해진다. 그것은 같은 음일지라도 성조에 따라 단어들이 전혀 다른 뜻을 갖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성조는 ‘ ’, ‘́’, ‘̀’, ‘̉’, ‘̃’, ‘̇’ 등 모두 6개가 있다. 이를 육성(六聲)이라 하며, ‘마(ma:마귀)’, ‘마(má:어머니)’, ‘마(mà:그러나)’, ‘마(mả:무덤)’, ‘마(mã:말)’, ‘마(mạ:모)’의 형태이다.
베트남어의 발음에 대한 차이는 국가 내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때문에 베트남인들에 대한 발음 구분을 크게 하 노이를 중심으로 하는 북부발음, 후에를 중심으로 하는 중부발음, 그리고 호 찌 밍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발음으로 나눈다. 대체적으로 북부발음은 정확하여 듣기가 수월하며, 남부는 비음이 많아 익숙하지 않으면 듣기 어렵다. 특히 중부발음은 베트남인들도 가장 듣기 어렵다고 말해진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베트남어는 지역간에 문법적인 차이가 없다. 다만 지역간의 역사적 배경, 남북간의 긴 지역적 특징, 그외 기타 문화적 여러 요인들로 인하여 남북간에는 서로 달리 표현하는 단어들이 다수 있다. 예컨대 ‘아버지'와 ‘어머니'가 북부에서 ‘보(bố)'와 ‘매(mẹ)’라면 남부에서 ‘바(ba)'와 ‘마(má)’, ‘비싸다'가 북부에서 ‘닷(đắt)’이라면 남부에서 ‘막(mắc)', ‘과일’이 북부에서 ‘꾸아(quả)’라면 남부에서 ‘짜이(trái)', 질문에 대한 긍정대답 ‘예’가 북부에서 ‘벙(vâng)’이라면 남부에서 ‘자(dạ)', ‘부끄럽다’가 북부에서 ‘써우 호(xấu hổ)’라면 남부에서 ‘막 꺼(mắc cỡ)’로 표현되는 경우이다.
언어학자는 물론 대다수 베트남인들은 언어에 대한 정통성(표준어)을 놓고 남북간에 논란이 많다. 이것은 무엇보다도 어느 지역의 발음을 정통으로 할 것이냐 하는 문제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도 위에서 언급했던 역사, 지역, 문화적인 여러 요인에 의해서 비롯되었다고 할 때 무의미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굳이 발음의 정통성을 언급한다면 필자가 베트남역사를 전공한 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북부가 정통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그 이유는 베트남사의 기원이 북부 홍강 평야를 기점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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